살아가면서, 우리는 언제나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할 시점에 놓여 있다고 믿는다.
그리고 그 선택이 우리의 인생을 완전히 바꾸어놓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. 이곳을 떠나 다른 곳으로,
이 일을 마치고 다른 일을, 이것에 마침표를 찍고 난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만 인생이 제대로 흘러갈 수 있을 것이라고.
그러나 어쩌면 인생에서 선택이라는 문제는 그다지 중요한 게 아닐지도 모른다. 어느 곳에 있든,
무슨 일을 하든, 그것으로 인해 내가 선택해서 살아가는 나의 삶 자체가 변하지 않는 것이다.
자신과 삶을 변화시키는 것은 그런 것과 무관하다, 라고 말할 수도 있다.
그러나 삶에 대한, 미래에 대한, 즉 자신에 대한 믿음이 없는 우리들은, 또 다시 다른 곳으로 흘러간다.
이 곳이 아닌 다른 곳으로 흘러가면 인생은 조금 나아질 수 있을까. 여기에서
얻지 못한 것을 다른 곳에서 발견할 수 있을까. 지금의 나를 버리고
다른 사람이 될 수 있을까.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, 나는 자꾸만 여기가 아닌 곳으로 가고 싶다.
걸음을 멈추고 잠깐 뒤를 돌아본다.
숨가쁘게 달려오던 삶이 깜짝 놀란 얼굴을 하고
무슨 일이냐고 내게 묻는다.
나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어깨를 으쓱하고
다시 돌아선다.
내 앞에는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삶이 놓여 있다.
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지만
모든 순간은 영원으로 이어진다.
가끔 삶이 무료하게 여겨지는 것은 그 때문이다.
~황경신님의. 괜찮아 그 곳에선 시간도 길을 잃어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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